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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샘

광기 그 자체, 시세이도 파란자차+선스틱 57만 원 치 사재기

by 솔샘 2021. 12. 13.

광기 그 자체, 시세이도 파란자차+선스틱 57만 원 치 사재기


지긋지긋한 선크림 유목민 생활

반갑다, 솔샘이다.

작년에 국내에서 자외선 차단제의 SPF 수치 미달 사태가 크게 벌어졌다. 그 수치 미달 품목에는 내가 10통 넘게 비운 제품도 포함돼 있었다. 나는 그 제품이 수분크림처럼 발리지만 산뜻하게 마무리되는 사용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기에 그렇게 많이 쓴 것이었는데 수치 미달로 뒤통수를 후려친다고? ^^ (솔직히 중소기업, 대기업, 외국 수입제품 통틀어 그 제품만 한 사용감과 가격의 유기 자외선 차단제를 적어도 나는 접해본 적이 없었다. 고소당하기 싫으니 브랜드를 언급하지는 않겠다. 시간이 꽤 지난 일이기도 하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브랜드에서는 전량 리콜 처리를 해주었고 리뉴얼된 제품을 받았을 때는 더 리치해진 사용감, 그로 인한 번들거림, 원료 특유의 이상한 냄새 등 여러 면에서 맘에 들지 않아 중고로 처분했다. 무엇보다 자외선 차단력 자체가 의심스러웠고. 감시망, 법 조항, 업계 관행 중 어느 하나도 바뀐 것이 없는데 제품의 배합과 제형만 살짝 수정한 제품을 믿는 것도 우스운 일이 아닌가 싶었다. 믿을 만해야 믿는 거지.

결국 차단력에 있어 의심이 덜한 것은 외국 제품이라 판단했고 쓸 만한 선크림을 찾아나섰다. 남자인 데다가 23호 피부인 내가 무기 자차나 무기 배합이 강한 유기 자차를 바르면 얼굴만 동동 뜨는 달걀귀신이 돼버리기 때문에 백탁, 톤업이 심하지 않은 제품이어야 했다. 그리고 가볍고 산뜻한 사용감이 필요했다. 촉촉하다고 광고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내 얼굴에 바르면, 아니 내 손등에만 발라도 축축하게 마무리된다. 기름지거나 백탁 심한 선크림을 발라서 피부가 번들거리고 너무 밝아지면 옆에서 또 뭐 발랐냐고 자기들끼리 난리 부르스;; 근데 솔직히 내가 봐도 얼굴 꼴이 심란하긴 하더라. 자외선 차단하겠다고 발랐더니 여드름만 실컷 배양하는 꼴. 피부 좋아지려고 선크림 바르는 건데 오히려 더 안 좋아짐;; 그러면서도 과하게 건조해선 안 된다. 기름짐과 건조함을 모두 선사하는 환상적인 제품들이 시중에 널렸다. 정말 내 피부는 아무거나 쓸 수 없는 엄청 까다로운 피부다. 이게 괜찮으면 저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별로고.. 유기 자외선 차단제를 내 얼굴에 사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무기, 혼합 자차도 맘에 드는 제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선크림 유목민 생활 개짜증남 진짜ㅠㅠ 하다 하다 선크림에도 역마살이 끼었음.

로레알 계열의 제품들은 대체로 내 얼굴에는 많이 기름졌다. 랑콤 같은 것은 아예 바를 수가 없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 거의 사이버 빔 수준. 키엘도 번들거리고 로레알파리 같은 브랜드도 맞지 않았다. 라메르 이런 건 너무 비싸서 써볼 엄두도 못 내겠고^^


결국 정착한 제품은?

내게 이 모든 까탈스런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은 시세이도 더 퍼펙트 프로텍터(일명 파란자차)였다.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예전에도 여러 번 써봤지만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아넷사와 국내 제품으로 갈아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역시 구관이 명관이었던 걸까? 다시 써보니 너무 좋은 걸... SPF 50, PA++++, 워터프루프인데 혼합자차 중에서도 톤 업이 과하지 않은 편이고(21호보다 밝은 피부라면 톤 업이 된다는 것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 이 정도 발림감과 마무리감이라니!!  시세이도 파란자차는 아넷사의 건조함, 지나친 톤 업과 실키함(나쁘게 표현하면 서걱거림)을 중화, 개선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다른 자차를 사용할 땐 선크림 바르고 얼굴에 파우더를 떡칠해놔도 10분 뒤면 유분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왔는데... 이 제품을 쓰고 나서는 선크림으로 인한 유분 걱정도 거의 없다. 바르고 나서 3~4시간 뒤 티슈로 한 번 가볍게 눌러주면 정리되는 정도? '아무리 일본 제품이라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이것만한 게 없다'.


연쇄 소비

파란자차가 너무 마음에 들어 파란자차 스틱까지 구매하게 됐다. 목에 무기, 혼합 자차를 바르면 옷에 하얗게 입자가 묻어나서 그나마 자국이 덜 남는 유기 자차를 찾고 있었고 기왕 더 편하게 바르자는 뜻으로 스틱으로 구매했다.

파란자차 스틱은 제형 상 다른 선스틱들과 차별점은 없는 제품이다. 지성, 복합성 피부가 얼굴에 사용하기엔 번들거림이 심해 특별히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지만 몸에 막 바르기는 좋은 듯하다. 스틱으로 쓱쓱 바르고 손으로 문질러주면 된다.

시세이도 파란자차 스틱시세이도 선스틱
선스틱
시세이도 파란자차 스틱 20g


결국 사재기

시세이도 파란자차 50mL 정품의 가격은 58,000원. 파란자차 스틱 20g33,000원이다. 그런데 SSG닷컴에서 스틱 2+1, CJ온스타일에서 파란자차 정품 용량 샘플을 증정하고 있길래 결국 또 샀다. 보통은 파란자차의 경우 정품을 구매하면 7mL짜리 샘플을 3개 추가 증정해주는데 이 행사는 7mL 샘플 7개에 샘플지를 끼워 준다. '이런 기회 흔치 않다고! 아니 이걸 보고도 안 사는 사람이 있나?' 

SSG닷컴 시세이도 파란자차
SSG.COM
시세이도 더 퍼펙트 프로텍터파란자차 스틱 사은품 증정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절호의 기회
시세이도 파란자차 스틱
대체 이게 다 얼마야

저 사진에 쌓인 선스틱7개 (SSG닷컴에서 2+1으로 2세트, 총 6개 구입), 파란자차 50mL 정품 3개를 구매하고 얻은 파란자차 7mL 샘플 22개다. 원래 샘플이 더 많았지만 몇 개는 소진했다. 갤러리아, 신세계, CJ온스타일, 시세이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 여러 군데에서 구매해 모아놨다. 아주 가지가지한다.

선크림 50mL는 한 달~두 달 안에 소진하니 얼굴에 바를 자외선 차단제는 내년에 저걸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듯하다. 저 사진에 나온 가격을 책정하면 파란자차 50mL 3개 174,000원(58,000원*3), 파란자차 샘플 대략 174,000원(58,000*3), 파란자차 스틱 231,000원(33,000*7) = 도합 579,000원어치다. 아니 선크림을 이렇게 극단적으로 사모으는 인간이 있을까? 나 스스로가 놀라울 지경;

뭐 그래도 실제로 지불한 금액을 계산하면 저것의 반도 되지 않았고 이것은 곧 정상가 대비 절반 이하로 구매했다는 것이니 합리적 소비인 걸까? 하하하^^ 한동안 자외선 차단제는 절대 살 일이 없을 듯하다.

아무튼 여러분도 365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며 기미, 잡티, 피부 노화를 방지하길 바란다.


감각의 숲, 솔샘 / Build a bette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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