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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샘

슈에무라 철수 기념 클렌징 오일 1,800mL, 43만 6천 원 FLEX

by 솔샘 2021. 9. 13.

슈에무라 철수 기념 클렌징 오일 1,800mL, 43만 6천 원 FLEX


클렌징 유목 생활

반갑다, 솔샘이다.
슈에무라가 코로나19와 국내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인해 2005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16년 만에 철수하게 되었다. 하드 포뮬라, 색조 제품이 가장 유명한 브랜드로만 알고 있었던 지라 필자는 슈에무라라는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일이 없었다. 남자라 화장을 하지 않으며 한다고 해도 베이스 제품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내가 얼굴에 뭘 바르면 주위에서 자꾸 '뭐 발랐냐', '이렇게 두껍게 바르면 어떡하냐'라고 핀잔을 줘 무안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지라 도자기 피부는 꿈도 못 꾼다.
하지만 메이크업을 자주 하지 않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는 항상 바르고 다녔기에 딥 클렌징이 필요한 상태였다. 광노화에 예민한 편이다. 기존에는 클렌징 워터를 화장솜에 적셔 얼굴 전체를 닦아내고 클렌징 폼까지 사용했는데 이런 이중 세안이 점점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클렌징 워터만 사용해 지울 땐 내 손기술이 부족해 가끔 잔여물이 남아 더욱 강하게 화장솜으로 피부를 닦아 붉게 달아오르는 얼굴이 걱정스러웠다.
결국 클렌징 오일로 한 번에 자외선 차단제와 먼지를 지워내고 오일의 잔여감이 남지 않도록 물세안의 횟수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선 뛰어난 세정력에 적당히 가벼운 사용감의 제품이 필요했고 좋은 제품을 찾은 결과 이렇게 나는 우리나라에서 짐 싸서 나가겠다는 회사 제품에 뒤늦게 발을 들이게 되었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 그 제품은 바로 슈에무라 안티/옥시+ 클렌징 오일이다.


클렌저 436,000원 어치 사재기는 과연 합리적 소비일까?

기능성 에센스, 크림도 아니고 1분~2분 안에 물로 씻어내 버리는 클렌징 오일 따위(?)를 2달 동안 정가 기준 436,000원어치, 450mL짜리 제품을 4통이나 구입한 내가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 정당한 소비이든 사치이든 이미 결제해버렸기에 되돌릴 수도 없는 걸? (찡긋) 미쳤나... ^^

롯데홈쇼핑 슈에무라 클렌징오일 구매
롯데홈쇼핑 21.08.04.

남들이 보기에 미쳤다고 하더라도 나름대로 명분이 가득한 소비였다. 21년 8월 4일에 롯데홈쇼핑에서 처음으로 안티/옥시+ 클렌징 오일을 할인가 87,200원에 구입했다. 처음 사는 제품임에도 150mL 대신 대용량인 450mL을 구매한 이유는 철수되면 한국에서 살 수 없으니까... 이때 슈에무라 제품이 전반적으로 온라인몰에 재고가 거의 없었다. 롯데ON, 현대Hmall, 더현대닷컴, 갤러리아몰, AK몰 등 다 찾아봐도 구입 당시에는 여기뿐이어서 급하게 결제했을 뿐.
배송받고 사용해보니 명성만큼 블랙헤드 제거 효과가 있지는 않았다. 제품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피지가 워낙 코에 깊숙이 박혀 있어 인위적으로 손을 갖다대 짜지 않는 이상 빠지지 않는 탓이기에 제품은 충분히 용서할 수 있다. 예전에 사용한 한스킨, 마녀공장 클렌징 오일도 내 얼굴에서는 피지가 거의 빠지지 않았다. 피지를 쏙쏙 뽑아주는 것은 애당초 기대하지 않아서 타격감 없음. 하지만 산유국 쓰레기장같은 내 피부는 용서할 수 없다. 피지들아, 제발 내 몸에서 꺼져. 이 클렌징 오일이 내 피부에 굉장히 잘 맞았고 잔여감도 없어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던 중...

SSG닷컴 슈에무라 클렌징오일 구매
SSG.COM 21.08.18.

2주 뒤. 갑자기 쓱닷컴에서 클렌징 오일 450mL 정품에 150mL 샘플(50mL*3)을 끼얹어준다는 것이 아닌가? 품절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량이 들어왔다고? 게다가 철수 임박인데 이걸 안 살 수가 있나? 그래서 88,018원을 주고 또 결제했다. 끝의 두 자리 18원이 인상적이다. 이 제품의 개봉 후 사용 기한이 6개월이고 내 사용 패턴이라면 5~6개월이면 소진할 테니 올해, 내년 상반기의 클렌징 오일은 미리 사놓은 셈이다. 어차피 사야 할 것을 미리 샀다는 합리화로 눈물을 흘리는 내 통장 잔고를 위로하던 중...

슈에무라 안티옥시 클렌징오일
SSG.COM 21.09.13.

거의 한 달 뒤인 오늘. 이번에는 450mL 정품에 정품을 하나 더 증정하는 1+1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아니, 리얼 개꿀 핫딜 아님?? ('개꿀', '개이득'같은 신조어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개꿀'이라는 단어 말고는 형용하기 어려운 대박 찬스 아니냐고...) 이건 진짜 놓치면 손해라는 생각에 재빨리 SSGPAY 비밀번호를 누르고 96,302원을 결제했다. 아니, 근데 너네 철수 언제 하는 건데... 분명 8월 말에 한국에서 나갈 거라며... 이러다 내년에 철수하는 거 아냐?


아몰라 벌써 사 버렸어

정가 436,000원의 제품을 실구매가 271,520원에 샀으니 뭐 좋은 것 아닌가? 어차피 내가 다 쓸 것이기도 하니 괜찮다고 정신 승리를 해 본다. 271,520원과 더불어 청구 할인, 카드 포인트 적립액까지 생각하면 더 저렴하게 산 거라고~ 이게 바로 스마트 컨슈머의 위엄이다. 진짜 미쳤나...^^


클렌저 부자

450mL 클렌징 오일을 5~6개월 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2022년은 물론 2023년 상반기까지도 거뜬하게 버틸 것 같다. 무려 2년 뒤에 쓸 화장품까지 미리 사놓는 나는 참 대단한 것 같다. 에휴... 독자 여러분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를 바란다. 본인같은 지성 피부가 사용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제품이니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대신 오일 사용 후 철저히 물 세안을 해야 트러블이 나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30번 물 세안 중임.)


감각의 숲, 솔샘 / Build a bette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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